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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9 디 아거스 타임즈]박용호 교수 칼럼 1: "글로벌 환경과 감염병관리: '안전을 넘어 안심으로!'"

관리자
2023-06-29


▲ 박용호 서울대 명예교수/ (사)과학의전당 이사


글로벌 환경과 감염병관리: ‘안전을 넘어 안심으로!’

 

박용호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유엔 산하 코덱스 항생제내성특별위원회 의장

국가수의자문위원회 의장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함께 판데믹 COVID-19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환경 및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HPAI), 구제역(FMD), 아프리카돼지열병 (ASF) 등 국가 재난형 질병의 동물 발생에 따른 건강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이란 동물과 인간 사이에 상호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사람들이 환경을 파괴하는 동안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이 계속 출현해 왔고 이러한 신종 전염병의 출현과 유행은 역사적으로 인류에게 매우 큰 영향을 주었으며, 그 위협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 (OIE, WOAH; World Organization for Animal Health)는 인체 감염병의 60%가 동물에서 유래되며 특히, 새롭게 발생하는 질병 (emerging diseases)의 75% 이상이 인수공통감염병 (Zoonosis)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구증가와 행태의 변화, 혈액제제와 장기이식,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의료기술과 산업의 발달, 국제적 여행과 교역의 증대, 병원체의 적응과 변화 등으로 인하여 최근 신종 인수공통전염병이 글로벌 사회적 이슈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의 관리는 일반적인 전염병 관리와 다른 점이 많다. 기본적인 원칙은 같으나 원칙을 적용받는 집단이 생명체인 사람과 동물이기 때문에 달라지는 점들도 있고, 인수공통전염병 고유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들도 있다. 감염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각 질병별로 특징이 있기 때문에 질병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어느 한 분야만의 단독으로는 이러한 질병을 연구 및 제어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으므로 의학 및 수의학 분야는 물론 역학, 유전체학 등 여러 관련 분야와의 공유, 공동연구를 통한 대처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수의학에서는 과거 몇 년간 구제역(FMD)과 고병원성인플루엔자 (HPAI) 발생을 통한 뼈아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초동방역의 중요성, 사전 예찰과 함께 치밀한 역학조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대비하고 있으며, 특히 역학 전문가들 양성을 위한 교육과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만으로는 질병 차단에 한계를 인식하여 국제적 공조를 통한 동물 감염병 차단의 효율성도 높여 나가고 있다.

몇 년 전에 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였던 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SARS), 신종플루, 메르스 (MERS) 및 최근의 COVID-19의 발생을 계기로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해 의료계뿐만 아니라 일반의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동물에서는 COVID-19과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소 (소코로나바이러스), 돼지 (PED: 돼지유행성설사증), 닭 (IB: 전염성기관지염)등 산업동물에서 발생되고 있으며 이미 이에 대한 진단 및 백신이 활용화 되고 있다. 추후 이러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인체 백신 개발은 물론 COVID-19 과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을 전달하는 매개 수주인 박쥐, 멧돼지 등 야생동물과 반려동물에 대한 백신 개발도 이루어져서 사람으로의 전파를 차단하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선진 국가는 안전 우려 상황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안전근거 (scientific evidence)를 확인하고 기간별, 개체별, 환경요인 등을 감안하여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정확하고 투명하게 모든 정보를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있다. 국민들은 또한 평소의 많은 소비자 교육과 홍보 등을 통해 얻어진 경험을 토대로 판단하고 행동함으로써 무분별한 사재기나 무조건의 기피 현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 안전근거에 따른 위해 관리 (risk management)를 합리적이며 체계적으로 이루어 나가기 때문인 것이다. 특히 동반자인 국민들과의 끊임없는 소통 (risk communication)을 통해 그 위험성을 함께 해석하고 이해하며 헤쳐 나가야한다는 사실이다. 이와같이 소비자인 국민과 정부 당국간에는 서로 간에 커다란 ‘신뢰’가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정부에서 안전수치만을 가지고 안심해도 좋다고 한들 ‘신뢰’ 라는 다리가 없으면 믿음은 쉽게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즉, 과학적 안전 보장 (scientific safety)은 ‘신뢰’ 라는 믿음을 통해야만 비로소 ‘안심’ 이라는 결과를 이룩하게 된다.

2008년, 2012년 소위 '광우병' 이라 불리는 소해면성뇌증 (BSE)은 질병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과학과 국민과의 소통의 부족에서 나타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즉, 위험분석 (risk analysis), 위험평가 (risk management)를 넘어 위험소통 (risk communication) 에 모든 관련 분야의 과학자, 국민, 정부 그리고 언론 등이 참여하여 투명한 정보를 개방, 공유하였더라면 능히 조기에 불신과 두려움을 없애 버릴 수 있었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교수와 학생사이에서도 똑같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간에 ‘신뢰’ 라는 공감대가 존재할 때만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열고 상생과 협력을 이루어 나갈 수 있으며 연구와 교육의 질도 따라서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동료 친구끼리도 진심으로 가진 것을 많이 베풀고 풀어놓으면 자연히 이와 같은 ‘신뢰’가 구축되어 어려운 일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신뢰’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즉, 다른 이에게 나누어주기 전에 나 자신 스스로에게 물어보아 과연 나누어줄 수 있는 만큼의 지식에 대한 확신과 진실된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투명성 (transparency)’ 이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를 확인한 후 다른 이들에게 접근하고 접촉을 시도하게 되며 상대방도 진정한 ‘투명성‘을 통한 ’신뢰‘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손을 함께 잡게 된다. 모든 권력과 권한을 가진 쪽 (stakeholders)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바로 투명성을 확보한 서로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일 것이다. 이는 대학이나 정치권 그리고 의료계와 사회 어느 곳에서도 해당되는 일인 것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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